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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다녀온 카페 반쥴의 테이블을 보면서 생각나는 곳이 있었다.

홍대에 있는 bar다 라는 한 바. 허름해 보이는 건물 2층과 3층의 작은 bar 는 홍대 최고의 bar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곳의 테이블이 나는 굉장히 마음에 든다. 


카페 반쥴의 세로 짧은 테이블


기본적으로 카페와 bar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음료를 마시며 대화를 위한 곳이라는 것이다. 

bar다와 반쥴은 모두 가로로는 길지만 세로로는 짧은 테이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음? 대부분 그러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부분 카페와 술집의 테이블은 정사각형에 가까운 직사각형이거나 원형 그리고 세로가 짧다고 느껴지지 않는 직사각형 구조이다. 

하지만 bar다와 반쥴의 테이블은 앉는 순간 세로가 짧다고 느껴진다. 이것은 나와 마주앉은 사람이 나와 가깝게 느껴질 수 있는 거리이다.



테이블의 거리가 대화하는 사람과의 거리이다


마주앉은 거리가 가깝다는 것이 나는 개인과 개인과의 대화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홍대에서 소개팅할 때 마음에 드는 상대는 항상 bar다로 2차를 갔었다. 술 한잔을 앞에 두고 가까운 거리에서 눈을 마주치고 하는 대화는 마음을 드러내어 놓을 수 있다. (물론 소개팅 결과가 다 좋지는 않았다)


아무튼 이것 때문에 테이블에 대한 고찰이 시작되었다.(쓸데 없는 생각이 백수의 일상이다) 

개인과 개인의 대화에서 세로 짧은 테이블이 좋다면 다수의 대화는 어떨까.


다수의 대화에 용이한 원형 테이블


다수의 대화이고 리더가 딱히 없다면 약 3~5인 정도라면 나는 사각형의 테이블 보다는 원형으로 둘러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좋다고 생각한다. 사각형의 테이블은 기본적으로 1:1로 마주앉을 수는 있지만 정면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되어 버리게 된다. 하지만 원형의 테이블은 어느 위치에서도 서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집중 할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옛날 아더왕이 원탁에서 기사들을 모은 이유는 왕 조차도 기사로써 함께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한다.


원탁의 기사들


반면 리더가 있는 대화. 대부분의 경우 회사나 팀플의 대화에서는 직사각형의 긴 테이블이 주요하다. 일반적으로 '상석'이라고 일컬어 지는 자리에 리더가 앉고 그에게 대화를 집중시키는 구조. 이는 시간과 효율이 중요한 자리에서는 의견을 하나로 빠르게 통합하는데 주요하다.


대부분 회사의 회의실은 이런 구조이지 않을까


가족같은 분위기와 평등한 회의 문화를 지향하는 회사라면? 그런 회사가 진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있다면 원형 테이블이나 원형 구조가 될 수 있는 회의실을 구성할 것을 추천한다. 또는 아예 방향성이딱히 없는 테이블과 의자 배치 구조가 더욱 좋을 수 있다.  난잡할 수 있는 대화 분위기 속에서 아이디어는 더 잘 나올 수 있다. 실제로 광고 회사 다닐 때 pt 준비를 위한 사전 회의 때는 직사각형의 테이블에서 각자 조사할 것에 대한 빠른 결정을 내렸고, 팀원끼리는 사무실 중앙의 원형 조그만 테이블에서 서서 가볍게 잡담을 나누며 대부분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냈다.


이런 형태의 편안한 구조가 회의에는 더 좋을 수 있다


대충 이렇게 테이블에 대한 개인적인 고찰을 써보았다. 그런데 내가 무슨 인테리어 디자인이나 심리학을 공부해서 이런 것들을 적은 것은 아니고,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각을 '씨부려'봤을 뿐이다. 그러니 혹시라도 어디 퍼가거나 실제로 활용해서 욕먹었다고 저한테 욕하지는 마세요...



*이 글은 과거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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